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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커버와 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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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이 사방으로 대지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건물이 세워진 땅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합니다. 장점은 대지의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산의 전경입니다. 건물의 윗층으로 올라가면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의 능선이 주변 건물 너머로 보입니다. 단점은 북측의 전면 도로입니다. 고속으로 지나가는 자동차 때문에 소음이 심합니다. 조용해야할 출판사 사무실로서는 큰 단점입니다. 주변으로의 전망을 살리면서도 소음을 차단하는 외관 디자인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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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마치 펼쳐진 책처럼, 소음을 차단하는 단단한 북커버를 세워두자는 상상을 했습니다. 차량이 지나가는 쪽으로 두꺼운 벽을 세우되, 채광과 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큰 창문을 두었습니다. 다만 도로에서 오는 자동차 소음을 막기 위해 고정창을 두고, 열고 닫을 수 있는 환기창은 측면과 후면에만 설치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전면과 후면의 창문의 크기와 비례가 서로 달라지는데, 이에 맞추어 전면과 후면 파사드의 모습도 다르게 디자인했습니다.

마치 단단한 북커버가 부드러운 종이들을 감싸고 있는 책처럼 전면에는 거칠고 두툼한 재료를, 후면에는 매끄럽고 잘게 나뉜 재료를 사용해서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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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북

대지의 전면을 지나는 자하문로에서 봤을 때, 볼륨의 들고 남이 없이 온전한 가로 입면이 연속되도록 가벽을 사용해서 사각형의 입면으로 계획했습니다. 반면 후면은 울퉁불퉁한 테라스의 형태를 살렸습니다. 비유하자면, 출판사 사옥의 특성을 반영하여 ‘펼쳐진 책'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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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재료

외장재는 스플릿 블럭을 사용했습니다. 스플릿 블럭은 시멘트 덩어리를 두 개로 쪼개면서 생기는 우연한 표면감이 특징입니다. 거친 표면은 하루동안 변하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음영을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전체 건물의 표정이 바뀝니다. 시멘트 블럭은 비에 젖고 먼지가 묻으며 나이들어가도 특유의 질감을 유지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 거친 질감이 시간이 지날 수록 강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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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에서는 일반적인 스플릿 블럭과는 다른, 6분할 스플릿 블럭을 사용했습니다. 시멘트 덩어리를 두 개로 쪼개기 위해 가이드 금속 봉을 미리 설치하게 되는데, 이 생산과정에서 생긴 세로줄 무늬가 외관의 특징입니다. 건축 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아낸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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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표면감과 함께 전체적으로 일정한 수직 줄무늬가 생겨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출판사 사무실이라는 기능과 연관시키자면 오래된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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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의 위치를 내부 공간에 맞추어 미묘하게 조정해서 내부의 어긋한 공간을 암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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