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

사회 초년생 1인 가구.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즐거움을 누리되, 서로를 간섭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방지하려면 어떤 집이 필요할까요?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기는 싫다.' 1인 가구가 가진 이런 이중적인 심리를 주거 공간에 반영하는 것이 설계의 과제였습니다.

그 해결책으로, ‘짧지만 잦은 스침’이라는 개념을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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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공유 주택이나 공유 사무실에서는 탁구대, 강연실처럼 거주자들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시설을 두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목적 공간'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그저 텅 빈 공간일 뿐입니다. 먼지가 쌓여가고 점점 더 안가게 되죠.

함께 사는 1인 가구들이 친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서로에게 부담주지 않는 이웃이 되기 위해서, 그저 평소에 가볍게 눈 인사를 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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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공간에서 필요한 시설을 함께 쓰는 공간으로 옮기면

방은 넓어지고 이웃과 스침의 기회가 늘어납니다.

그 방법으로 맹그로브에서는 개인 공간 안에 있던 화장실, 수납장 같은 시설을 공용공간에 두었습니다. 굳이 개인의 공간에 꼭 둘 필요가 없는 것들을 골라내어 함께 사용하면, 오고 가는 사이에 자연스러운 스침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웃과의 스침,

​워터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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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이 잘 반영된 곳이 워터팟 (Water Pod)입니다. 물을 사용하는 시설을 모아놓은 워터팟은 내부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변기, 세면대, 샤워실이 있습니다. 샤워실이 내 방 밖에 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하루에 한두번 사용하는 샤워실을 꼭 내 방에 두어야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방도 넓게 쓸 수 있고 샤워하고 나오면 방에 가득차는 축축한 수증기도 해결됩니다. 당연히 내 방에 두는 것으로 생각했던 시설을 하나하나 세심히 살펴보자는 것이 워터팟 아이디어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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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에 들어있는 콩알처럼 하나의 상자 안에 물과 관련된 생활 시설들을 모았습니다.

워터팟은 방 사이의 복도를 넓혀 설치했는데, 시설을 이용하면서 거주자끼리 스치며 만나는 기회가 늘어납니다. 무뚝뚝한 방문만 늘어선 일반적인 복도의 모습과 비교해보세요. 아침 저녁으로 거주자들이 필요한 일을 하러 워터팟 주변으로 모여들고 눈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준비하는 장면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