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 스태프들에게 보내는 월요일 아침의 메세지 입니다.
조성익,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 TRU 대표 건축사
담은 무언가를 막는 역할이 우선입니다. 침입을 막고, 시선을 막아서 사생활을 확보하죠.
누군가가 함부로 들어오거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부정적인 가정을 하고 만들다보니, 무뚝뚝하고 견고해 보이는 디자인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전통 담장을 보면 편안하다든가, 따뜻하다든가 하는 긍정적인 느낌이 먼저 떠올라요.
주말에 삼천사에서 담장을 내려다보다가
'곡선 담장'과 '잘게 나누기' 에 비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짝살짝 휘어진 곡선 모양으로 담장을 만들거나, 3미터 정도 단위로 잘게 나뉜 담장은 부담스러운 느낌이라기 보다는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재료나 디테일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겠지만, 모양과 스케일에서 먼저 부담을 덜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신도시 주거지를 반듯반듯 직선으로 나누는 대신, 곡선을 도입해서 곡선 담장이 만들어지도록 하면 어떨까요? 혹은 땅의 외곽선을 조금씩 어긋나게 해서 잘게 나눈 담장을 만들 수도 있겠죠.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는 생각이지만, 무뚝뚝한 담장으로 둘러싸인 동네 풍경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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