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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 소행성

Sadang Asteroid

삼대(三代)가 한 집에 모여 살려면

​어떤 집이어야 할까요?

'사당동 소행성'은 신혼 부부가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지은 집입니다. 집이 완성되기 직전, 신입 가족이 태어났습니다. 삼대가 모여 사는 집이 되었죠. 요즘 이런 가족의 설계 의뢰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신혼부부가 결혼을 하면서 분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집을 짓는 일을요. 이런 신新 대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침실이 많은 집을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생활방식이 다른 조부모-부모-아이가 잘 나눠진 독립 공간을 가지면서도 쉽게 모이는 공간을 집의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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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은 1층에 함께 쓰는 식당, 2층은 부모님의 침실과 거실, 3층은 신혼부부의 침실, 4층은 신혼부부와 아이의 서재, 5층은 아이 침실로 만들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따로 혹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 각 층에 한 개씩 자연스럽게 나뉘어 있습니다. 

각 층에 외부공간 하나씩.

단독 주택에 살면 좋은 점 중 하나는 사적인 외부공간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당, 테라스, 옥상 정원 같은 외부 공간을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사용할 수 있죠. 아파트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장점입니다. '사당동 소행성'에 살려면 5개층을 열심히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데요, 1층 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도록 각 층에 바깥 바람을 쐴 수 있는 외부 공간을 하나씩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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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뒷마당이 있습니다. 식당에서 뒷문을 열고 나가면, 식사도 할 수 있고, 채소도 키울 수 있는 바깥 공간이 기다립니다.

2층에는 부모님 침실 옆에 테라스를 두었습니다. 흔들 의자에 앉아 책을 본다거나 날씨 좋은 날 데이베드를 펼쳐두고 낮잠을 잘 수 있습니다. 테라스 앞의 벽을 높여 햇빛과 바람은 들어오지만 옆 집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3층, 신혼 부부의 공간에는 욕조와 면한 테라스를 두었습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테라스의 햇빛을 즐기고, 테라스의 썬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4층은 차를 마실 수 있는 테라스를 두었습니다. 그물 침대를 달아 햇빛을 쬐며 낮잠을 잘 수 있습니다.

5층에서는 사다리를 타고 옥상 전망대로 올라가도록 했습니다. 옥상 전망대는 벽을 높여 아늑한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골목에 활기를 주는 건물을 짓고 싶었어요.

서울 사당동 막다른 골목의 가장 안쪽에  '소행성'이 있습니다. 골목길의 양쪽에는 주로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 있습니다. 다세대 주택의 1층은 대부분 기둥 구조의 주차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집으로 가는 골목의 풍경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습니다. 낮에는 어두컴컴한 주차장, 밤에는 늘어선 차량이 골목 풍경의 주인공이 됩니다. 물론 주차장은 필요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단독 주택지가 다세대 주택지로 변하면서 담장과 지붕으로 구성된 단정한 골목의 모습을 잃은 것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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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입구 벽은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서 높은 정면 벽의 강한 인상을 부드럽게 완화했습니다. 곡선 벽을 만든 더 중요한 이유는 주차 때문입니다. 차량의 회전반경을 고려한 곡선 벽 덕분에 막다른 골목에서 주차하기가 수월합니다.

이런 동네 속에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일이다보니, 동네 골목에 활기를 주는 건물을 디자인하고 싶었습니다. 작지만 힘찬 모습으로 우리 동네 랜드마크가 되는 집을 말입니다. 막다른 골목에 조용히 숨어있지만, 동네 사람들이 즐겁게 구경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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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모양은 법규의 제약으로 인해 위로 갈수록 좁아져야 하고,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기울어진 벽을 두어야 합니다. 법규에 맞춰 측면은 기울어진 벽으로 두되, 정면벽은 층층계단 모양으로 디자인 했습니다. 건물을 보고 층층 마다 들어선 가족의 모습을 연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부 재료는 주변의 집들과 얌전하게 어울리는 따뜻한 오렌지 색 벽돌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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