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 스태프들에게 보내는 월요일 아침의 메세지 입니다.
조성익,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 TRU 대표 건축사
장 뽈이라는 주인이 운영하는 독채 펜션에서 묵었습니다.
주인 이름만 들으면 어디 프랑스 시골 마을에 다녀왔나 하시겠지만, 설악면에서 한국인 조각가가 운영하는 본인의 작업실 겸 에어비앤비 숙소 겸 세 마리 양이 사는 집입니다.
세컨 하우스인 부곡 프라이데이를 설계해봤으니, 이런 자연 속의 집이 갖추어야될 건축적 덕목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 들어 있긴 하지만 몇 일 실제로 묵어보니 정리가 확실히 되더군요.
'이런 집을 지으면 이렇게 할거야' 라는, 아래에 메모의 내용을 공개합니다.
좋은 책상, 좋은 의자, 좋은 창문의 쓰리 콤보가 딱 붙어있을 것. (앉아서 천천히 무엇을 할 수 있고, 눈을 들면 밖이 보이는 것, 이 기본이 안되는 집이 의외로 많더군요.)
창 밖으로는 자연이 보일 것. (정확히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날아다니는 새처럼 자연이 움직이는 변화감이 느껴질 것. 눈이 심심하지 않고 여유있게 쳐다볼 수 있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되, 벌레는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 (벌레는 너무 싫어요.)
마당을 돌아다니면서 눈을 맞출 것이 있을 것. (화단의 꽃도 좋지만, 이 집에서는 염소가 있어서 좋습니다. 너무 혼자 있다면 외로워지니까)
대문을 나서면 바로 산책로가 있을 것. (차를 타고 산책로로 이동해야 하는 것, 매일 하다보니 밖으로 나가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네요.)
처마가 있을 것. (당연하지만 의외로 처마가 없거나 짧은 집이 많아요. 햇빛 좋은 날이든 비 오는 날 처마 밑 공간처럼 즐거운 곳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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